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과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우리나라 자살률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한 점을 두고 “이 문제만큼은 여야나 좌우로 나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예측되는 사건 사고에 대한 예방을 강조하며 자살률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자살률이 참 말하기 그럴 정도로 높은데, 그것도 잘 살펴보면 예방 또는 감소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점도 살펴봐 달라”고 했다. 같은 날 첫 국무회의에서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우리나라 자살률이 왜 이리 높나요?”라는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1일 나종호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 직속 기구하에 교육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전 부처가 힘을 모아 대처하고 직접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윤석열 전 대통령께도 제언했다”며 “이 견해는 지금도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에도 나 교수는 비슷한 취지의 글을 쓴 바 있다. “이제 20년 넘게 이어진 끔찍한 재난을 끝낼 때가 되었다”고 강조하며 “코로나를 국가가 앞장서 막았듯이, 자살이라는 중대 재해를 막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OECD 국가 평균(11.1명)의 2배 수준이다. 2004년 이래 줄곧 1위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와 사회가 OECD 회원국 자살률 1위의 오명을 벗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쳤음에도 작년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고의적 자해’로 1만4439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루 40명(39.5명)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전년도 확정치인 1만3978명보다 461명(3.3%) 많다.
한편, 정신과 전문의인 나 교수는 2023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2022),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2024) 등의 저서를 냈으며 자신의 책에서 자살을 ‘선택’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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