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인사청문회를 통한 이재명 정부 내각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국회는 이달 19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이재명 정부 국무위원 후보자 등에 대한 ‘청문회 정국’에 돌입한다. 이 후보자가 대북 포용 정책과 수평적 한미 관계를 주창하는 만큼 국민의힘은 이번 청문회에서 대북·대미관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여야 충돌이 일찌감치 예고되고 있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이달 말쯤 개최가 예상된다. 앞서 차명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을 받은 오광수 민정수석이 처음으로 낙마하며 대여 공세에 탄력을 받은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청문회에 당력을 집중해 김 후보자 역시 중도 하차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자와의 금전 거래 의혹과 ‘가짜 학위’ 의혹, 아들 입시 관련 각종 ‘아빠 찬스’ 의혹 등에 대해 집중 공세를 퍼붓고 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후보자가 2018년 과거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를 포함한 11명으로부터 억대의 돈을 빌린 사실과 관련해 ‘쪼개기 불법 후원’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돈을 빌려준 11명은 약속이나 한 듯 변제 기한 5년, 연이율 2.5%에 담보도 잡지 않았다. 11장의 차용증 양식이 모두 같았고 5년 넘게 독촉한 사람이 없다”며 “'쪼개기 불법 후원'의 전형적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채권자를 감췄다면 우선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오 수석의 낙마 사유였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의 2010년 칭화대 석사 취득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국 측 권력자와의 사이에 무언가 뒷거래를 해 가짜 학위를 취득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만약 이런 경우라면 우리나라 국무총리가 중국에 뒷덜미를 잡힌 탓으로 ‘셰셰(謝謝·고맙습니다)’만 계속할 위험성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무총리 후보자가 ‘비리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역시나 ‘전과자 주권 정부’의 2인자로서는 적격”이라면서 후보직과 국회의원직 동시 사퇴를 촉구했다.
인사청문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청문 일정 연장까지 거론하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배 의원은 “통상적인 총리 청문 일정인 이틀은 부족할 것 같다”며 “후보자가 밝혀야 할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정부 인사 검증 과정에서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3~4일간 청문회를 강행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한편 인사청문특위는 17일 이종배 위원장 주재로 여야 간사 간 첫 회동을 갖고 청문회 일정과 증인·참고인 채택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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