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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빚어낸 흔적들…네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빛의 세계

■'빛·흔 : Light Trace' 4인전

서울 원서동 예화랑서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4인 그룹전 '빛·흔'의 전시전경. 박선기 작가의 ‘조합체’ 연작이 전시장 전체 공간을 차지하며 빛나고 있다. /제공=예화랑




박선기 작가의 '집합체' /자료제공=예화랑


허공에 매달린 수많은 크리스탈 구슬들이 새하얀 전시 공간을 파스텔 빛으로 가득 채운다. 색색의 빛을 머금은 구슬들을 가는 줄에 꿰여 눈앞에 드리운 이 작품은 설치 미술가 박선기의 대표 연작 '조합체(An aggregation)' 중 하나다. 6개 유니트로 구성된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빛과 색의 잔상이 다채롭게 변해 보는 재미가 크다. 보통 손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올려두었던 작업을 관람객의 눈높이까지 가지고 내려온 점도 흥미롭다. 관람객들이 구슬 하나하나를 가까이 들여다보고 작품 사이사이를 걸어보며 빛과 공간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빛, 그리고 빛이 만들어낸 흔적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제안하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원서동 예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달 28일까지 3층 공간 전체를 활용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박선기, 윤종주, 박현주, 이환권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서울 종로구 예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4인 그룹전 '빛·흔'의 전시전경. 윤종주 작가의 작업들이 양쪽으로 나란히 걸렸다 /제공=예화랑




박선기 작가가 존재감 가득한 대형 설치작업을 통해 빛의 흐름을 선명하게 드러냈다면 윤종주 작가는 색채로 드러난 빛의 흔적을 집요하게 탐구한다. 작가에게 빛이란 색과 색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한 색들을 품고 있는 세계다. 이름 없는 색,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 색채를 발견하기 위해 작가는 정제된 비율과 구조로 배치된 캔버스위로 수십 차례 빛과 색을 올리고 또 겹친다. 빛과 색이 호환된 층들은 화면 위에서 고요하게 변화하며 낯선 색의 감각을 일깨운다.

서울 종로구 예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4인 그룹전 '빛·흔'의 전시전경. 이환권 작가의 작품 ‘Babu(왼쪽)’와 박현주 작가의 추상 회화들이 함께 전시돼 있다. /제공=예화랑


2층에서는 자연에서 모티브를 받은 박현주 작가의 추상 회화 '빛, 그림' 연작이 전시됐다. '빛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뜻의 작품명처럼 검정에 가까운 어두운 색으로 시작해 색을 층층이 쌓아가며 마침내 빛나는 세계로 도달하는 여정을 작품에 담았다. '낙화', '유수', 산수', '풍화' 등 자연의 변화와 순환을 상징하는 순간들과 내면의 감각을 결합한 색채 추상을 통해 각자 마음의 빛을 비춘다. 작가는 "맑고 깨끗한 하늘의 기운을 뜻하는 '천랑기청'이 '빛, 그림'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예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4인 그룹전 '빛·흔'의 전시전경. 3층 전시 공간의 큰 창 옆으로 이환권 작가의 목조각과 박현주 작가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돼 있다. /제공=예화랑


이환권 작가는 전시장 곳곳에서 빛의 한쌍인 그림자 개념을 적극 도입한 조각 작품을 선보였다. 인물의 형상을 과도하게 늘리거나 납작하게 압축해 왜곡하는 독특한 조각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는 최근 이차원적인 그림자 형태를 작품에 직접 결합하는 방식으로 빛의 유무와 관계 없이 영구히 존재하는 그림자를 만들고 이를 통해 기억의 잔상이나 감정의 흔적 등 사라지지 않고 남은 정서들을 조형적으로 구현한다. 또 이번 전시에는 나무를 소재로 한 목조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나무라는 소재에 점차 익숙해가는 작가의 시행착오가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작가는 "폭설로 쓰러지거나 벌목돼 방치된 나무 더미를 봤을 때 내 작품이 주로 표현하는 주목받지 못한 인물, 기억되지 못한 마음들이 떠올랐다"며 "그림자가 빛이 되기를 바라며 나무를 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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