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점집에 가는 대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주를 보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 가운데 AI로 사주를 보려면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각을 모두 입력해야 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7세 여성 A씨는 “연애나 취업 등등 내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될 때마다 챗GPT에 사주팔자에 기초해서 조언을 달라고 부탁한다”고 했다.
25세 여성 B씨도 “점집에 가서 사주를 보면 비용이 비싼데 챗GPT로 보면 무료니까 자주 이용한다”며 “심지어는 소개팅을 받기 전에도 상대의 생년월일을 넣어 궁합을 보곤 한다”고 전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에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각 등을 입력하면 기본적인 사주팔자뿐 아니라 올해의 운세, 연애운, 재물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개인정보를 AI에 입력했을 때, 정보가 외부로 새어나갈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AI 서비스 대부분은 설정 메뉴에서 ‘사용자 정보의 모델 훈련 활용 여부’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사용자가 동의했을 때만 데이터가 모델 학습에 사용되며, 한 번 학습된 정보는 삭제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AI는 개인 데이터를 익명화해 학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익명 처리 수준이 얼마나 철저한지는 AI 기업 내부에서만 확인 가능한 영역이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비식별화가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지만, 해외 AI 기업에는 이 사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 기업의 데이터 활용이 사실상 ‘자율’에 맡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국내 AI 챗봇은 사용자의 훈련 동의 여부 자체를 묻지 않는 경우도 있어, 사용자는 자신이 제공한 정보가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장은 “데이터를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게 기본적인 본능이기 때문에, 사용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기업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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