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운용이 개발이 좌초된 서울 강남구 수서역세권 장기 미착공 사업장을 인수해 오피스로 개발한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B1-2블록에서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를 인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곳은 기존 사업자가 대토보상 용지를 개발해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하려 했지만, 원자잿값 폭등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사업이 멈췄다. 코람코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코람코수서일반사모투자신탁166호펀드’를 설정하고 1100억 원 규모의 장기 미착공 PF 대출채권을 대위변제방식으로 인수했다. 현재 선매입 또는 임차수요를 보유한 추가투자자를 모집 중이며, 연내 본 PF 체결 및 시공사 선정과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코람코는 수서역세권 오피스 개발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섹션오피스 개발 후 분양하려던 사업구조를 사옥형 프라임오피스로 전환해 지속 임대 운용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사업지 인근 삼성역 일대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잠실 MICE 복합개발 등 굵직한 개발계획과 맞물리며 이 지역이 강남업무지구(GBD) 확장의 최대 수혜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코람코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조성한 ‘PF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를 활용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공사 현장에서 PF 위기가 확산했던 2023년 당시 부실 또는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의 정상화를 돕기 위해 캠코가 5000억 원을 출자하고 위탁운용사 5곳이 참여해 조성한 약 1조 원 규모의 펀드다. 코람코는 캠코 출자금에 민간자금 1450억 원을 더해 위탁운용사 중 최대 규모인 총 24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김태원 코람코자산운용 국내부동산부문 대표(부사장)는 “멈춰진 사업 정상화를 통해 지역 발전과 투자자를 위한 자산 가치 향상을 동시에 추구해 책임 있는 자산운용사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람코자산운용은 올해 5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2가 269번지 일대 오피스 개발부지도 인수한 바 있다. 이 곳은 태영건설이 최대주주로 사업비를 출자해 사업을 추진하던 사업장이다. 하지만 착공 전 브릿지론 단계에서 고금리와 자잿값 상승 등 여파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선언하며 사업이 표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코람코는 지하 6층~지상 10층 규모의 오피스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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