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이 19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00%로 인하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SNB는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근거로 금리를 기존 0.25%에서 0.00%로 0.25%포인트 낮췄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3월 이후 6회 연속 금리 인하며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조치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스위스 프랑 강세로 인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된 점을 근거로 금리 인하를 예상해왔다. 일부에서는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제기했다.
마틴 슐레겔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면서도 “마이너스(-) 금리가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아 많은 경제 주체에게 어려움을 준다는 점도 잘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슐레겔 총재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스위스 프랑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며 강세 흐름이 이어지자 정책 기조를 변경해 금리 인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SNB의 이번 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 질서 교란이 스위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의미를 짚었다.
한편 미국의 정책 변화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최근 스위스 프랑이 미 달러 대비 1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스위스 프랑 강세에 따라 수입품 가격이 하락해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1%를 기록해 2021년 초 이후 처음으로 0%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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