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극장가에 특별한 우주 모험이 펼쳐진다. 디즈니와 픽사가 선보이는 신작 장편 애니메이션 ‘엘리오’(Elio)는 단순한 SF 모험담을 넘어 현대인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엘리오’의 주인공은 우주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과 외계인에 대한 열정을 가진 소년이다. 그는 우연히 은하계 간 조직인 ‘커뮤니버스’로 순간이동되면서 예상치 못한 모험에 휘말리게 된다. 지구의 대표로 오해받게 된 엘리오는 기묘한 외계 생명체들과 새로운 유대를 형성하고, 은하계적 위기를 헤쳐나가며 자신이 진정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도미 시 감독은 “엘리오가 외계인에게 납치되고 싶어하는 이유를 파고들다 보니 결국 외로움이라는 주제에 도달했다”고 설명한다. 우주에 대한 엘리오의 집착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자신이 속할 곳을 찾고 싶은 간절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지구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이 없다고 느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다른 세계를 꿈꾸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흥미롭게도 ‘엘리오’는 실제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제작되었다. 엘리오가 우주로 신호를 보내기 위해 ‘햄 라디오’를 개조하지만, 정작 외계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현재도 우주에 존재하는 실제 물체인 ‘보이저 위성’이다. 이 위성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보낸 메시지가 담긴 ‘골든 레코드’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외계인들이 이 메시지를 받고 연락을 취하는 설정으로 발전시켰다. 제작자인 메리 앨리스 드럼은 “초기 단계에서 세티(SETI) 연구소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자 칼 세이건과 함께 일한 천문학자와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는 영화에 현실감을 더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우주를 더 넓게 생각하고 지구인으로서의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엘리오’는 픽사의 검증된 제작진들이 힘을 합친 작품이다. 연출은 픽사 단편 ‘버로우’로 주목받은 매들린 샤라피안, 단편 ‘바오’와 장편 ‘메이의 새빨간 비밀’로 인정받은 도미 시, 그리고 ‘코코’의 공동 각본가이자 공동 연출가인 아드리안 몰리나가 공동으로 맡았다. 도미 시와 매들린 샤라피안의 협력은 이번 작품의 핵심이다. 시 감독은 “매들린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범죄 파트너를 만난 것 같았다”며 “우리는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고,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며 자랐으며, 영화와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에 대한 같은 열정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고향에서 ‘예술하는 아이들’로 자랐던 자신들의 경험을 엘리오 캐릭터에 투영했다. 시 감독은 “애니메이션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었고, 그곳에서 내가 속할 수 있다고 느끼는 곳을 찾고 싶었다”며 “진정한 내 사람들을 찾고 싶었던 그 감정이 엘리오가 우주로 가서 외계인들을 만나려는 동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은 영화에 깊이 있는 감정적 진정성을 부여한다. 많은 관객들이 느껴본 소외감과 외로움, 그리고 자신만의 공간을 찾고 싶은 마음을 우주적 스케일로 확장하여 표현한 것이다.
주인공 엘리오 역의 목소리 연기는 요나스 키브레압, 올가 이모 역은 조 살다나가 맡았다. 여기에 레미 에저리, 브래드 개릿, 자밀라 자밀, 셜리 헨더슨 등이 각각 독특한 외계인 캐릭터들을 연기한다. 제작 과정에서도 혁신적인 접근법이 사용되었다. 메리 앨리스 드럼은 “모든 수퍼바이저들을 한 방에 모아놓고 ‘대학 프로젝트’라고 불렀다”며 “수백 명의 사람들이 참여했지만 마치 지하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엘리오’는 표면적으로는 우주 모험담이지만, 그 핵심에는 연결과 소통에 대한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시 감독은 “우리 팀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외로움이라는 주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결국 이 작품은 기발한 우주 모험을 통해 소통과 연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세기 동안 인류는 우주를 향해 답을 구해왔지만, ‘엘리오’에서는 우주가 먼저 인간에게 답을 건넨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역전된 시각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이 사실은 우리 곁에 이미 존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은선 골든글로브 재단(GGF) 회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