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경남 양산 자택 주변에서 열리는 극우·보수단체 시위에 대해 “소리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서울국제도서전 개막 첫날인 18일,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한 '평산책방'의 주인으로서 관람객을 맞이했다.
한 관람객이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해 "평산에 내려갔을 때 보면 너무 시끄럽다"며 말을 건네자, 김 여사는 "지금도 그래요"라고 답했다. 이에 관람객은 "아니 도대체 쟤네들은 왜 그러는 거예요?"라고 물었고, 김 여사는 웃으면서 "몰라요. 소리치고 싶어요"라고 털어놨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 중인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은 오랜 기간 극우·보수 성향 유튜버와 단체들의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시위대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 도로에 차량을 세워두고, 확성기를 통해 욕설과 원색적인 비난을 밤낮으로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 부부는 물론 마을 주민들까지 고통을 호소했다.
2022년 8월, 시위 현장에서는 모의권총과 문구용 칼 등 안전 위해 물품까지 등장했고, 결국 대통령경호처는 사저 울타리 안으로 한정됐던 경호구역을 울타리부터 300m까지로 확장했다. 문 전 대통령과 주민들의 고통 호소가 시작된 지 105일 만의 조처였다.
이 조치 이후 시위 규모는 점차 줄었지만 확성기를 동원한 소음 시위는 계속됐고, 2024년 9월에는 평산책방에서 근무 중이던 40대 여성을 20대 남성이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올해 초에는 양산 사저 앞 도로에서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해 욕설과 비속어를 퍼부은 50대 유튜버가 벌금 400만 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호구역 밖에서는 시위가 가능해 김정숙 여사가 “지금도 그렇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실정을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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