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방식의 디지털 치료가 자폐스펙트럼장애나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를 가진 청소년의 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유재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태영 대구가톨릭대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3년 8월부터 11월 사이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대구가톨릭대의료원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또는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로 진단된 10∼18세 청소년 38명을 대상으로 뉴다이브가 개발한 'NDTx-01'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훈련하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은 자폐스펙트럼장애 또는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진단을 받은 10~18세 소아청소년의 사회적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 개선을 위해 개발한 것으로 올 1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NDTx-01은 일상 생활에서 주로 접하는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사용자가 게임을 하듯 미션을 수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난 친구에게 적절한 반응을 선택하도록 해 대화를 이어가도록 유도한다.
연구팀은 전체 38명 중 19명은 약물·심리치료 등 기존 방식으로, 19명은 기존 방식에 모바일 게임 훈련을 병행하며 6주간 관찰했다. 그 결과 모바일 게임 훈련을 병행한 치료그룹의 사회적 적응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 전반적인 사회성이 기존 치료그룹보다 더 많이 개선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의사소통, 일상생활 수행, 사회성, 운동기술을 종합한 적응행동조합(Adaptive Behavior Composite) 평가에서 모바일 게임을 병행한 치료 그룹의 점수는 5.89점 증가했지만 기존 치료그룹은 1.21점 높아지는 데 그쳤다. 사회성을 별도 평가한 결과도 모바일 게임 병행 치료그룹은 6.05점 상승했고, 기존 치료 그룹은 0.42점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일상생활 능력 평가에선 모바일 게임 병행 치료 그룹의 점수가 4.16점 높아졌고, 기존 치료 그룹은 치료 시작 때 보다 오히려 0.74점 낮아졌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주요 특징인 반복적인 행동이나 특정 주제에만 관심을 두는 정도는 모바일 게임 병행 치료 그룹이 치료 전보다 9.11점 줄어 기존 치료 그룹(2.89점)보다 감소폭 차이가 컸다.
정 교수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치료는 의료진의 지도하에 가정에서 실시 가능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며 "게임 자체에 대한 흥미를 기반으로 몰입하게 돼 치료 효과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대면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스마트폰앱 기반 디지털 치료가 더욱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일본의 정신신경학회 학술지(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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