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상 후 피로감을 깨우기 위해 마시는 '공복 커피'가 오히려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는 한의학 교수의 경고가 나왔다.
23일 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인간의 하루 에너지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면서 시간대별로 활성화되는 장부의 기능에 따라 커피를 언제 마셔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나섰다.
이재동 교수가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대장이 기능하는 아침시간대(05시~07시)에 공복 상태의 커피는 몸에 좋지 않다. 수면 후 몸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게 되면 위를 자극해 오히려 피로를 유발한다.
출근시간대(07시~09시)에는 소화 기능 담당인 위가 활성화되는데, 이때 식사 후 소량의 커피 한 잔은 괜찮다. 단, 위가 약한 사람은 부담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오전 11시까지는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는 비장·췌장 기능이 활성화되는데 이때 커피를 마시면 집중력과 혈류 순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점심시간대(11시~오후 1시)에는 심장 기능이 활성화되는데, 이미 에너지가 충분한 시간으로 이 시간대 무리한 커피 섭취는 흥분감을 증가시켜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졸리는 시간대인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에도 한 잔 마시면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카페인 대사가 느린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다.
오후 3시부터는 에너지 하강이 시작돼, 카페인의 반감기(6시간)를 고려했을 때 이때 마시는 커피는 수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 오후 5시 이후에는 회복과 해독 작용을 하는 간과 신장 기능이 활성화되는데 이때 커피를 마시게 되면 교감신경에 과한 자극을 주어 부신 피로를 유발하게 된다.
이 교수는 "커피는 에너지 흐름을 보완할 수도, 방해할 수도 있다"며 "핵심은 언제, 어떤 상태에서, 얼마나' 마시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커피를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신체 에너지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인식하고 자연의 리듬에 맞춰 섭취 습관을 조절한다면, 개인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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