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북한 조선중앙TV에는 ‘마두산’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전면에 듀얼 카메라, 후면에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해 총 5개의 렌즈를 갖춘 제품이다. 지난해에도 ‘청송’ 브랜드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조선중앙TV에 비춰진 바 있다. 북한에서는 휴대전화를 ‘손전화기’, 스마트폰을 ‘지능형 휴대전화’라고 부르며, 정보성 프로그램의 형식으로 사용법 등을 안내해오고 있다. 마두산의 폴더블 스마트폰 역시 '손전화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들'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전자파 노출을 피하는 법,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한 화면 밝기, 배터리 충전 시 유의 사항 등을 소개하는 식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휴대전화 브랜드로는 ‘진달래’, ‘아리랑’, ‘푸른하늘’ 등이 꼽힌다. 진달래의 경우 2017년 아이폰과 닮은 ‘진달래 3’ 이후로 현재까지 수십 종의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월간지 금수강산은 올 6월호에 "진달래 손전화기에 대한 인기의 영역이 하루가 다르게 넓어지고 있다"며 관련 기사를 싣기도 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진달래 휴대전화 생산 공장은 연건축면적 6087㎡로 다품종·소량 생산으로 북한 내 수요에 맞춘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지능형 휴대전화'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8년 3월 창립된 이 공장은 진동·충격시험기 등 각종 첨단 설비들을 자체 제작했으며, 액정 손접촉(터치스크린) 관련 기술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께 공개된 진달래7엔 인공지능(AI) 기술과 지문·음성·얼굴 인식 등도 적용됐다. 지난달에는 최신 제품인 진달래 12가 공개됐다.
지난해 9월 미국 싱크탱크 크림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이 38노스에 공개한 '2024년 북한의 스마트폰'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650만∼700만명에 달한다. 지난 2년간 북한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기종은 2배로 다양해졌고 새로운 브랜드도 늘었다. 10개 업체가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에서 자체 생산되는 제품은 없다. 북한의 주문대로 중국 기업들이 만든 제품에 북한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이다.
북한은 주민들의 손전화기까지 검열한다. 영국 BBC가 실물을 입수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북한 휴대전화에는 문자를 보낼 때 한국식 표현을 검열하는 기능 등이 적용돼 있다. 예를 들어 ‘오빠’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동지’로 바꾸거나 경고 알림이 뜨는 식이다. 보다 발전된 얼굴 식별 기능까지 갖춘 최신 스마트폰마저 엄격하게 통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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