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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중장년 부부관계 방정식…‘예전처럼’ 아닌 ‘지금답게’ 살아가는 법

[중장년 새출발 가이드]<24>

■표성일 라이프 앤 커리어 디자인 스쿨[LCDS] 대표





‘100세 시대’의 삶을 사계절로 본다면 중장년은 가을에 해당한다. 이 시기엔 계절이 바뀌듯 부부관계 역시 전환기를 맞는다. 일터에서는 변화가 생기고, 자녀들은 둥지를 떠난다. 집에 남는 건 부부 ‘둘’뿐인 시간이 된다. 우리는 여전히 부부관계가 예전과 같을 거라고 착각하지만, 이때부터는 ‘원 플러스 원(1+1)’ 셈법의 결과가 달라진다. 부부 사이의 새로운 관계 셈법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부부의 관계 셈법 변화


젊은 시절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미래를 꿈꾸던 시기와 중장년에 접어든 시기의 부부관계는 재정립이 필요하다.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우는 동안 형성된 관계의 방식은 자녀가 독립한 이후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생애 주기에 따라 부부관계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함께 달라져야 한다.

100세 시대 부부관계 셈법의 변화. 표성일 씨 제공


젊은 날의 1+1=확장과 가능성

젊은 날 부부의 관계 셈법은 ‘1+1=2’, 혹은 그 이상이다. 부부 각자를 1로 본 단순한 산술 계산이 아닌,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지치면 다른 한 사람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부부 간의 사랑과 조건 없는 자녀 사랑 아래에서 삶을 나누며 협력해왔다. 그 결과 부부의 삶은 때로는 3, 때로는 5 이상의 값으로 확장되곤 했다. 가능성을 늘 품고 있던 시기였으며, 산술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협업을 통해 삶의 지평을 넓혀가던 시간이었다.

중장년의 1+1=감소의 자각



부부 관계의 셈법은 중장년에 접어들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체력은 예전 같지 않고, 감정의 유연함도 점차 마모된다. 재정적 부담이나 건강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전과는 달라진 수입, 쇠약해진 신체 상태를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도 온다.

그럼에도 마음은 여전히 과거의 결과값을 기대한다. 많은 중장년 부부는 서로의 ‘나이듦’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배우자가 예전처럼 건강하고 유연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어느 순간부터 부부 관계의 셈법 결과값이 2가 되지 않거나, 그보다도 적게 느껴지는 때가 찾아온다.

다시 손잡는 1+1=새로운 지속성

중장년의 시기가 찾아오더라도 부부가 다시 한 번 뜻을 모은다면, ‘1+1’은 적어도 2의 상태를 유지하는 지속 가능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젊은 시절처럼 정량적인 개념을 넘어, 정성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한 관계 재정립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중장년 세대를 ‘책임은 크고 보상은 적은 세대’로 본다.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봉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라는 이른바 ‘낀세대 이론’이 이를 설명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부부는 다시금 ‘1+1’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관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곁에 남는 건 부부뿐이기 때문이다. 재정적인 어려움은 절약과 일거리, 일자리를 통해 보완하고 부부가 함께 취미활동이나 여가를 즐기며 건강을 돌보는 방식이 중요해진다. 이는 단순한 생존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방법론이 된다.

현실의 인식, 생각의 전환


현실에서 이미 인식한 바와 같이, 중장년의 삶은 과거와 달리 크게 확장됐다. 중장년에 접어든 이후에도 30년 이상 이어지는 삶이 남아 있다. 이 시기에 부부가 서로 변화된 모습을 새롭게 바라본다면 관계는 또 다른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는 ‘예전처럼’이 아니라, ‘지금답게’ 부부 셈법에 변화를 줄 때다. 서로 달라진 모습을 받아들이고, 변화에 맞는 방식으로 다시 손을 맞잡아야 한다. 그것이 곧 중장년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이다. 과거가 아닌 현재에 맞는 방식으로 더하는 법, 그 안에 앞으로의 30여 년을 살아갈 중장년의 다음 삶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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