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자국 핵시설 3곳에 미국의 폭격을 받은 이튿날인 23일(현지시간) 카타르와 이라크의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 공격을 감행했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란은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 계획을 미리 통지한 ‘제한된 보복’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의 계획을 통보 받고 미리 기지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23(현지시간) 오전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 기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보면 기지에 항공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 사진은 같은 날 이 기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기 전 촬영됐다. 반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하기 전인 지난 5일 같은 기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보면 수십 대의 항공기가 늘어서 있다. 두 위성 사진을 비교해보면 미국이 미리 통보받고 기지 내 항공기를 모두 옮겼다는 추론이 현실적으로 힘을 얻는다.
이날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이 이번 보복 공격 전에 미국과 카타르에 통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공격이 '약속 대련'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카타르 내 미군기지 공격 몇시간 전 2개의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에 공격 예정 사실을 알렸고, 동시에 카타르 측에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해줘 인명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해준 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의 대응이 매우 약했다. 미국인들이 다치지 않았으며 거의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으며 "더 이상의 증오가 없길 바란다"라고도 강조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란은 중동 역내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미국과 이란 양측은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란의 공격을 받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 기지는 중동에서 미 공군 작전의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중동에서 가장 큰 미군 기지로, 중동·북아프리카·중앙아시아를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지역 본부 역할을 하고 있다. 병력 약 1만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여러 방공 시설로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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