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열풍에 따른 예금 유출 위기에 놓인 미국 지역은행들을 위한 스테이블코인이 출시된다. 소형은행들도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핀테크 대기업 파이서브는 24일 은행 고객들을 위한 스테이블코인 ‘FIUSD’를 연내 출시하고 자사 결제 네트워크와 호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파이서브는 자사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추가 비용 없이 FIUSD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파이서브 네트워크는 현재 전 세계 약 1만 개의 금융기관과 600만 개 가맹점을 연결해 연간 900억 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
이번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약 3000개에 달하는 파이서브의 지역은행 고객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보다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술 비용 부담과 규제 대응 역량 부족 탓에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손 놓고 있는 소형은행들이 FIUSD 플랫폼을 통해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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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미국 소형은행들에게는 커다란 위협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객이 은행계좌에서 자금을 빼내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경우 은행의 예금 기반이 약화되고 대출 여력도 줄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서브는 은행 고객들이 자체 브랜드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지원할 예정이다. 은행 예금을 토큰화하는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예금 토큰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타키스 게오르가코풀로스 파이서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 프로젝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접근성을 민주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IUSD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솔라나를 기반으로 발행된다. 발행 인프라 구축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과 팍소스가 협력한다. 자체 스테이블코인 ‘페이팔유에스디’(PYUSD)를 보유한 글로벌 결제 서비스업체 페이팔과 카드 브랜드사들과의 협업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FIUSD의 수탁은 대형 은행들이 맡고 거래 수수료 및 준비금 운용 수익의 일부는 파이서브가 가져가는 구조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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