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덮친 이른 폭염으로 열사병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이 ‘열사병 경보’를 발령하는 등 현지에 비상이 걸렸다.
23일(현지시간) 일본 NHK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올해 일본에서 열사병으로 숨진 사람은 총 9명이다. 지난 17일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18일 3명, 22일 2명이 추가로 숨졌다. 대부분 밭이나 차량 등 더위에 취약한 환경에서 발견된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도쿄 등 수도권도 심각한 상황이다. 23일 하루 동안 도쿄에서 52명이 열사병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고 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도치기·이바라키·군마 등 수도권 전역에서 열사병 환자가 속출했다. 특히 지난 18일 도쿄에서만 117명이 병원에 실려갔고 이 중 53명이 위중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도쿄, 군마현, 오사카 등은 33~37도의 폭염을 기록하며 전국적으로 열사병 경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6월 중순 전국 150곳 이상에서 35도 이상의 폭염이 발생한 것은 관측 이래 처음”이라며 평년보다 한 달 이상 빨리 확장된 태평양 고기압이 이번 폭염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폭염으로 한국인 여행객의 주의도 필요하다. 일본 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누적 405만 명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여행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폭염을 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하며 시원한 홋카이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7~8월 기준 일본 내 한국인 인기 여행지 1위는 오사카에서 홋카이도로 바뀌었으며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올해 삿포로 숙박 예약은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폭염으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는 많지 않지만 쿨링 타올, 휴대용 선풍기, 양산 등을 챙기고 주로 야간 일정 위주로 준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중남부 지역 여행 시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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