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자국 수출통제 목록에 중국의 화웨이와 SMIC(중신궈지)를 포함한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이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25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 양안 경제무역 교류의 정상적인 질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펑롄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민진당 당국은 대만의 이익을 해치는 (미국의) 관세 괴롭힘에 대해 끝없이 비굴하게 굴복하고 무릎을 꿇고 있다”며 “심지어 미국에 대한 충성심으로 중국 본토 기업을 통제하고, 외세에 의존해 대만의 독립을 도모하는 이러한 비열한 행위는 비난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봉쇄로 중국 본토의 과학기술 혁신을 막을 수는 없으며,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시도로도 중국 본토의 산업 고도화를 지연시킬 수는 없다”며 “양안 경제 협력을 훼손하는 모든 행위는 대만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대만 경제 발전의 여지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경제부 국제무역서는 지난 15일 전략적 첨단상품 기업리스트에 중국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를 주도하는 화웨이와 SMIC, 이들의 자회사를 포함했다. 현지 업체들은 해당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에 수출을 하려면 대만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은 조치가 대만의 공장 건설 기술과 AI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자재·장비 등에 대한 화웨이·SMIC의 접근을 부분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만 당국은 일본·러시아·독일 등에 있는 화웨이 소속 기관들도 통제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대만은 수년 동안 중국에 대해 포토리소그래피(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 기계 등 핵심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출을 금지했지만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이나 반도체 제조사를 수출 통제 리스트에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애플과 엔비디아의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인 TSMC는 2020년 미국 수출 통제로 화웨이에 대한 공급은 중단했다.
화웨이와 SMIC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및 장비 수출 통제를 극복하고 2023년 자체 기술로 7나노 반도체를 개발하는 등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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