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Heat Dome) 현상으로 미국 동부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주요 도시들이 사상 최고기온을 돌파하면서 전력수요 폭증에 따른 정전도 잇따르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 시각 오후 1시 30분께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기온은 섭씨 37.2도로, 2012년 7월 18일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뉴욕시 퀸스에 있는 존F케네디 국제공항은 이날 38.9도를 나타내 6월 기온 기준으로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필라델피아·볼티모어·워싱턴DC 등 대도시가 몰려 있는 다른 동부 연안 지역도 이날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거나 이를 웃도는 더위가 지속됐다. 미 기상청은 이들 대도시 지역을 포함해 미국 동부 연안 약 3분의 1 지역에 폭염경보 및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폭염경보에 영향을 받는 인구는 약 1억 6000만 명에 달한다.
미국 동부를 찜통에 몰아넣은 열돔은 대기 상층에 정체된 고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지면 부근에 가둬놓는 현상이다. 이례적인 폭염으로 미 전역에서는 피해가 속출했다. 뉴욕시와 뉴저지주에서 이날 각각 1만 3000가구, 2만 2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이에 전력 회사들은 냉방수요 급증에 대비해 고객들에게 절전을 당부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가장 위험한 특징으로 야간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점을 꼽았다. 미국의 비영리 기후변화 연구 그룹 클라이미트센트럴의 버너뎃 우즈 플러키는 “낮의 고온과 습도에 더해 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인체와 전력망이 회복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역시 극심한 더위 탓에 원전 가동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최근 규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폭염으로 론강과 가론강 유역의 원자력발전소 전력 생산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무더위로 원자로 냉각에 사용되는 강물 온도가 위험 수준까지 올라간 데 따른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song@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