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멕시코 금융기관 3곳을 펜타닐 밀매 관련 자금 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하고 미국 내 자금 송금을 금지하는 제재 조치를 내렸다.
25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멕시코 금융회사 3곳을 펜타닐 거래와 관련된 주요 자금 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CI방코’·‘인테르캄’ 등 시중은행 2곳과 증권사 ‘벡토르 카사 데 볼사’ 1곳이 대상이다. 이들 기관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수백만 달러 자금세탁을 돕고 펜타닐 원료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중국에 송금했다는 것이 미 당국의 판단이다.
이번 조치는 2024년 제정된 ‘펜타닐 제재법’에 따른 첫 번째 적용 사례다. 이에 따라 해당 멕시코 금융기관들은 일부 자금 이체가 차단되는 등 규제를 적용 받게 된다.
멕시코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멕시코 재무부는 “미국으로부터 마약 카르텔과의 연계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전달받지 못했다”며 “확인 가능한 정보는 중국 내 합법 기업과의 전자 송금 기록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제재 대상인 벡토르 증권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알폰소 로모가 창립한 회사로 정치권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조치가 미국 멕시코 간 외교 마찰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제재는 향후 양국 간 긴장을 한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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