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대북 전단을 살포해 온 납북자가족모임이 8일 공식적으로 전단 살포를 중단한다고 선포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남북 긴장 완화 움직임이 이어진 데다 정부의 설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이날 오전 11시 파주시 임진각 한반도생태평화종합관광센터 2층 야외 쉼터에서 파주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 전단 살포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최근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 등 인사를 보고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교체된 것을 확인했다”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김남중 차관, 윤후덕 의원한테 직접 전화를 받은 뒤 마음이 흔들렸고, 오늘부로 납치된 가족 소식지 보내기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정부 의지를 확인했고 경기도와 파주시 등 지자체와도 충분한 공감을 형성한 만큼 다른 단체들도 대북 전단 살포 중단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경일 파주시장은 “대북전단 살포 중단 결정을 내려주신 데 대해 53만 파주시민이 함께 환영하며, 파주시민은 물론 온 국민의 안전과 남북 평화 기류 형성에 동참해 줘 감사하다”며 “모처럼 찾아온 남북 평화 분위기가 작은 불씨 하나만으로도 언제 다시 깨질지 몰라서 파주시민 모두가 불안한 마음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공식 선언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하고 있는 다른 단체에서도 납북자가족모임의 결단에 동참해 오랜만에 조성된 접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항구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윤후덕 국회의원도 “대북전단 살포 중단 선언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이끄는 의미 있는 변화의 시그널”이라며 “갈등이 아닌 대화를 통한 해결을 선택한 납북자 가족 여러분의 결단은 남북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귀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주시와 납북자가족모임 향후 정부와 협력하여 납북자 송환 촉구를 위한 제도적·외교적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평화적 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길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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