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의 김치 공장에서 30년간 헌신한 며느리가 정작 경영권을 넘겨받지 못하고 버림받자 직접 김치 가게를 차려 복수한 사연이 전해졌다.
JTBC '사건반장'은 결혼 30년 차라는 50대 여성 A씨로부터 받은 사연을 보도했다. A씨는 "시부모가 김치 공장을 운영 중"이라며 "직원만 수십명이고 대형마트에 납품할 정도로 규모가 꽤 있는 공장"이라고 말했다.
A씨는 "남편은 공기업에 다니고 아주버님도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어 시댁에서 공장을 물려줄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며 "그러던 중 제가 공장 일을 몇 번 돕게 됐고, 이를 계기로 시부모가 정식 근무를 제안해 공장에 취업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시부모는 입버릇처럼 저에게 '이 공장은 너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며 "처음엔 농담으로 듣고 웃어넘겼지만, 공장 일을 오래 맡으면서 그 말이 진심일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30년간 지각 한 번도 없이 공장에 출근했다는 A씨는 "며느리라는 이유만으로 결근자가 생기면 밥 먹다가도 공장에 나갔다"며 "공장 사정이 어려웠을 땐 연봉 삭감을 받아들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공장에 대한 며느리의 애정을 느낀 시부모는 그에게 운영 총괄을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던 A씨는 돌연 시부모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릴 들었다.
A씨는 "늦은 밤 시부모가 불러서 시댁에 갔더니 불륜 문제 때문에 빈털터리로 집에서 쫓겨난 아주버님이 있더라"며 "시부모는 구설에 올라 공무원을 그만둔 아주버님에게 김치 공장을 물려주겠다고 저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 아주버님은 '제수씨는 내가 평생 고용해 줄 테니까 잘릴 걱정은 없겠다' 말하더라"며 "저는 속에서 열불이 나고 있는데, 남편은 옆에서 '형님이 물려받는다면 어쩔 수 없지'라는 말만 했다"고 토로했다.
30년 헌신한 며느리와의 약속을 깬 시부모에게 분노한 A씨는 공장 퇴사 후 작은 김치 가게를 차렸다. 이 과정에서 몇몇 공장 동료가 "함께 일하고 싶다"며 일부 거래처와 함께 김치 가게로 넘어왔다.
그러자 시댁에서는 "이거 완전 산업 스파이"라며 "우리 레시피를 도둑질해 장사하겠다는 거냐"고 며느리를 비난했다. A씨 남편도 "가족끼리 이렇게까지 갈등을 겪어야 하느냐"며 아내를 탓했다.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어쨌든 같이 일하다가 갈라선 사례이기 때문에 기술적 부분에서 법적 책임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며 "만약 시댁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책임 소재는 조금 따져봐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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