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30대 여성이 인도 여행 중 고급 일식당에서 생선회를 섭취한 후 19세기 유행 질병인 장티푸스에 감염돼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다니엘 헨드릭스(32)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도의 한 고급 일식당에서 생선회를 먹은 후 장티푸스에 감염됐던 상황을 전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조회수 40만회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헨드릭스는 당시 음식의 외관이 의심스러웠지만 비싼 비용을 지불한 만큼 억지로 섭취했다고 밝혔다. 여행 중 복통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귀국 후에도 피로감과 메스꺼움 등 증상을 단순한 적응 과정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은 심화됐다. 운동 후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 경직이 발생했으며, 지난 2월 업무 중 시야 흐림과 호흡 곤란으로 실신 직전 상태에 이르렀다. 3시간 동안 일어날 수 없었던 헨드릭스는 결국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러 검사 끝에 장티푸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진통제도 효과가 없는 극심한 근육경련과 통증에 시달렸다.
장티푸스는 주로 감염자의 배설물이나 소변에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전염되며, 영국에서는 대부분 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 여행 중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헨드릭스는 자신이 섭취한 사시미가 오염된 물에 해동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치료 과정에서 그는 장티푸스의 희귀 합병증인 패혈성 관절염까지 겪었고, 엉덩이 관절 감염으로 극심한 염증과 통증을 경험했다. 6주간 항생제 치료를 받으며 다시 걷는 법을 배워야 했다.
최근 영국 보건당국은 장티푸스 및 유사 감염병 사례가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영국 보건안보청(UKHSA)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장티푸스 및 파라티푸스 감염 사례는 총 702건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특히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 장티푸스'가 파키스탄 등에서 확산 중인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균주는 기존 약물이 듣지 않아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크다.
서울 아산병원에 따르면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Salmonella typhi)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전신 감염 질환으로, 발열과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아동기와 젊은 성인에게 잘 발생한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을 가진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 감염된다. 또한 환자가 직접 조리한 음식에 장티푸스균이 묻어서 전염되기도 하며, 오염된 물에서 자란 갑각류나 어패류, 배설물이 묻은 과일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티푸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오염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방문할 경우 생수만 마시고, 얼음이 들어간 음료나 생과일, 생야채, 날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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