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 장애로 고통받는 현대인 사이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다리 부종’이다.
업무나 학업, 장거리 이동 등으로 장시간 앉아 있을 경우 혈류 흐름이 느려지면서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별다른 도구 없이 앉은 채로 진행할 수 있는 ‘의자 운동’ 한 가지가 이러한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의학 박사 김경태 원장은 최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혈압이나 다리 부종 완화에 도움이 되는 ‘다리 떨기 운동’을 소개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의자에 앉아 무릎을 90도로 접고 발이 의자 아래로 자연스럽게 위치하게 한 다음, 발가락 끝만 바닥에 가볍게 닿도록 한다. 그 상태에서 종아리를 위아래로 가볍게 떨듯이 움직이면 된다.
김 원장은 “이렇게 운동을 하면 가자미근이 사용된다”며 “가자미근은 혈액을 위쪽으로 펌핑해주는 역할을 해 정맥 순환에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당뇨병을 예방하며, 다리 부종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며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이렇게라도 운동을 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이 ‘다리 떨기 운동’의 효과는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미국 휴스턴 대학교의 마크 해밀턴 박사 연구팀은 2022년 국제학술지 i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자미근을 활성화하는 움직임이 혈당과 지방 대사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연구진은 15명의 피험자에게 포도당 음료를 섭취하게 한 후 다리 떨기 운동을 실시하게 했다. 180분이 지나자 평균 혈당 수치가 기존보다 52% 낮아졌고, 인슐린 요구량도 60%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참가자들은 피로나 관절 이상 같은 부작용 없이 실험을 마쳤다.
다른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미국 미주리대학교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녀 11명을 세 시간 동안 의자에 앉힌 뒤, 양쪽 다리의 혈류량을 측정했다. 이어 1분간 다리 떨기 동작을 수행하도록 하고 다시 혈류 변화를 관찰했다.
이때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던 다리의 혈류는 감소했지만, 운동을 한 쪽은 혈관 내피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을 만큼 혈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1분간 약 250회 다리를 떨었다.
연구진은 “다리 떨기를 멈추면 혈류량이 다시 내려갔다”며 “다리 떨기는 혈류량을 늘리고, 혈압 상승을 일으켜 궁극적으로는 혈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일어나고 걷는 게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을 땐 가끔이라도 발가락 운동을 해 주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