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존중을 실천하는 참 의료인에 부합하는 의사가 되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올해 JW성천상 수상자로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14년간 희망의 인술을 펼친 강동원·전진경 의사 부부가 선정됐다. 이들 부부는 단순히 의술을 펼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염병 취약지역인 짐바브웨에 지속가능한 보건의료 기반 구축을 위해 의료 인력 양성에 힘써왔다.
JW중외제약의 공익재단인 JW이종호재단(이사장 이경하 JW 회장)은 ‘2025 JW성천상’ 수상자로 강동원 아프리카미래재단 짐바브웨 지부장(57)과 전진경 메디컬디렉터(55)를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강동원·전진경 교수는 각각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7년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강 교수는 관동대 의대에서 약리학 교수로, 전 교수는 연세대 원주의대 소아청소년과 임상 조교수로 재직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의학과 환자를 향한 길을 걸었다.
부부는 2012년 비정부기구(NGO) 단체인 아프리카미래재단 소속으로 짐바브웨에 첫 발을 내디뎠다. 열악한 의료 현실을 마주한 부부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안고 본격적인 의료 사역에 나섰고 같은 이름으로 짐바브웨 정부에 등록된 NGO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10년 이상 헌신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부부의 선택은 단기 활동이 아닌 장기적인 의료 체계 변화와 자립을 위한 결단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강 교수는 자가면역 희귀질환을 겪고 있음에도 자신의 역할이 하늘이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사역해왔다. 그의 사명감은 현지 의료진과 환자들에게도 인상 깊게 전달됐다.
부부이자 동료 의료인으로서 서로를 지탱해 온 두 사람은 단순한 진료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보건의료 기반 구축에 힘써왔다. 2013년부터 짐바브웨 국립의과대학의 임상약리학 교실 및 소아과학 교실에 무보수 전임교수로 임용돼 정규 교과과정 강의와 의료인력 양성에 참여해 왔다. 부부는 지난 13년간 약 4,000여 명의 의료보건 인력 교육에 함께하며 현지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핵심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 한국과 미주 지역의 의료기관과 협력해 현지 의료진에게 연수 기회를 제공하며 최신 의학 지식과 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단기 진료를 넘어 현지 의료 시스템의 자립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 교수는 짐바브웨 국립의과대학 부속 샐리 무가베 어린이 병원에서 소아과 전문의로 활동하는 한편, 수도 하라레 인근 부디리로 지역 보건소 등에서도 빈민층 소아환자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샐리 무가베 병원은 5세 미만 환아에게는 진료비가 무료인 공공의료기관으로 의료 취약계층이 집중되는 곳이다. 이 병원에는 매년 약 3,000명~10,000명의 아동이 입원하고 있다. 전 교수가 진료에 참여하기 시작했던 시기에는 수직 감염으로 소아 에이즈 환자를 비롯해 말라리아, 장티푸스, 세균성 장염 등 감염성 질환 환자가 많아 내원 아동의 사망률이 10%에 이를 만큼 진료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 전 교수는 의료 장비와 의약품이 부족한 환경 속에서 엑스레이, 초음파, CT, 혈액검사 등의 진단비와 치료비를 자비로 지원하며 환자 치료에 힘써왔다.
이성낙 JW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두 분은 단순한 의료봉사에 그치지 않고 현지 보건의료 체계의 자립과 미래 의료 인재 양성에 집중해왔다”며 “생사의 기로에 선 아이들과 현지인들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손을 내밀어온 헌신은 단순한 진료를 넘어 치료 접근권을 회복시키는 실천이자, JW성천상이 추구하는 생명존중 정신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JW성천상은 고(故) 이종호 명예회장이 JW중외제약 창업자 성천(星泉)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2년 제정한 상으로, 매년 의료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의료인을 발굴해 그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올해 JW성천상 시상식은 오는 9월 24일 경기도 과천시 JW사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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