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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도 못 샀는데..'공룡 화석' 경매서 450억 낙찰자는 누구

소더비 공식 홈페이지 캡쳐




전 세계에 단 4점만 존재하는 희귀 공룡 케라토사우루스 화석이 경매에서 무려 425억 원에 팔리면서 학계와 대중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경매사 소더비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발견된 케라토사우루스 화석 중 가장 정교하고 완전한 표본이 약 3050만 달러(한화 약 424억 8345만 원)에 낙찰됐다고 발표했다.

낙찰된 화석은 전 세계에 단 4점뿐인 케라토사우루스 화석 중 유일한 어린 개체로, 경매에서는 6명의 입찰자가 약 6분간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예상가 400만~600만 달러(한화 약 55억7080만~83억 5620만 원)를 다섯 배 이상 뛰어넘는 가격에 주인을 찾아갔다.

케라토사우루스 나시코르니스는 육식 공룡으로 코 위에 난 뿔과 날카로운 이빨, 몸통부터 꼬리까지 이어진 뼈 갑옷이 특징이다.

이번에 판매된 표본은 키 1.9m, 길이 약 3.25m로 총 139개의 뼛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57개는 “거의 완전한 두개골을 구성한다”고 소더비는 덧붙였다.

화석은 1996년 미국 와이오밍주의 ‘본 캐빈’ 채석장에서 출토됐으며 약 1억 5000만 년 전 쥐라기 후기에 살았던 개체로 추정된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는 미국 유타주의 ‘생명 고대 박물관’에 전시돼 있었다.

아직 해당 화석은 학술 논문에 공식 보고되거나 연구된 적은 없지만 소더비 측은 구매자가 해당 표본을 공공기관에 대여할 계획이라며 “희귀하고 중요한 유물에 걸맞은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소더비 공식 홈페이지 캡쳐


같은 경매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크기의 화성 운석도 530만 달러(한화 약 73억 7972만 원)에 거래됐다. 소더비 과학·자연사 부문 책임자인 카산드라 해튼은 “이 같은 경이로운 결과는 인간이 자연 세계에 품고 있는 깊은 경외심과 호기심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수집가들은 과학을 넘어 우리 세계를 형성한 힘들에 대해 본능적인 궁금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경매가 ‘화석과 자연사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해석도 나왔다.

마크 웨스트가스 영국 리즈대 미술시장사 교수는 CNN에 “고가 시장의 흐름은 결국 ‘차별화된 소유’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관련 있다”며 “공룡 화석은 조형물처럼 시각적이고 경외심을 자아내기 때문에 수집가들에게 강한 매력을 발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룡 화석이 수백억 원에 개인 수집가 손에 들어가는 현실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티브 브루사트 에든버러대 고생물학 교수는 “박물관이나 교육기관은 절대 이 정도 금액을 감당할 수 없다”며 “도대체 누가 공룡에 그만한 돈을 쓰는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매자가 박물관에 대여할 계획이라지만 아직 익명이며 구체적인 일정도 없다”며 “이 표본이 결국 어떤 억만장자의 거실 한구석이나 헤지펀드의 포트폴리오 속으로 사라질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몇 분 만에 수천만 달러에 거래되는 공룡 화석이 과연 대중의 교육 자산으로 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웨스트가스 교수는 19세기 영국 남부에서 화석을 발굴해 직접 상점까지 연 메리 애닝의 사례를 들어 “시장과 학계는 경쟁이 아닌 공생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화석 시장이 공공기관의 연구를 촉진했고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구매자가 연구기관에 기증할 뜻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향후 학술적 가치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도 못 샀는데..'공룡 화석' 경매서 450억 낙찰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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