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우 겸 가수 장이양(张艺洋)이 16세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중국에서 연예인이 사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현지시간) 중국 동방일보 등에 따르면 산시성 센양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해 12월 18일 장이양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같은 날 형을 집행했다. 형 집행 방식은 총살형이었다.
장이양은 2022년 2월 26일 당시 16세였던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생일 축하’를 명목으로 피해자를 인근 숲으로 유인한 뒤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는 과다출혈과 질식으로 사망했다. 범행 후 장이양은 집으로 돌아가 옷과 흉기를 세탁·폐기한 뒤 호텔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30세였던 그는 2021년 9월 피해자와 교제를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자해·자살 협박 등을 반복하며 ‘감정적 통제(PUA)’를 통해 상대를 지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피해자의 나이가 16세로 어린 만큼 장이양에게 소아성애적 성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건 당일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앞으로 어떻게 되든 나는 그를 사랑하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법원은 “동기가 악질적이고 수법이 극도로 잔혹하고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장이양은 항소했지만 기각됐고, 형은 1심 판결 당일 곧바로 집행됐다.
장이양은 중국 내에서 ‘18선 배우’로 분류되는 무명 배우로, 2012년부터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으며 2019년 신인 남자배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가수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한때 ‘중국 악단 스타 공익’ 사랑 대사로도 위촉되기도 했다.
이번 사형 집행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현지에서는 연예인으로서는 첫 사형 사례라는 점에서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장이양의 주연작인 영화 ‘졔유인셩관’은 올해 3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활동을 엄격히 제한해온 중국 당국의 방침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장이양 출연작에 대한 블랙리스트 지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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