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폐지 등으로 내년에도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장중 9% 이상 폭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감세 법안 도입을 주도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가 잘 되야 나라가 잘 된다”며 테슬라에 대한 우려를 부인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오후 1시 기준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보다 9.05% 내린 302.45달러에 거래됐다. 테슬라는 장중 한때 9.50% 전후까지 내리며 300.41달러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테슬라가 3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달 9일이 마지막이다.
이날 테슬라가 급락한 것은 전날 시장예상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한 데다 반등의 여지를 남기지 않은 머스크 CEO의 발언 때문이었다. 테슬라는 23일 장 마감 이후 2분기 총매출이 224억 96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이번 매출 감소폭은 최소 10년 만에 최대치다. 테슬라의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EPS)도 같은 기간 42%, 23%씩 줄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보다 더 나쁜 결과였다.
머스크 CEO는 이어진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아마도 힘든 몇 분기를 보낼 수 있다”며 자율주행 사업을 크게 확대하는 내년 말까지 영업 실적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연방 정부 정책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 폐지와 배출가스 규제 기준 변경이 테슬라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시인했다.
테슬라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머스크 CEO가 대규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 내가 그의 회사를 파괴할 것이라고 모두가 말한다”며 “그건 사실이 아니며 나는 머스크 CEO의 사업이 번창하길 원한다”고 썼다.
앞서 머스크 CEO는 올초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정치 외도를 떠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뒤부터는 대규모 감세안을 담은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을 강하게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이 법안에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등 테슬라에 불리한 정책이 다수 포함됐다. 미 연방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은 오는 9월 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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