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본관 리모델링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함께 선 트럼프 대통령은 "리모델링 비용이 31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금, 아니 많이 올랐다"며 "그래서 2.7(27억달러)은 이제 3.1(31억달러)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야기를 듣던 파월 의장은 연신 고개를 저으며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양복 안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파월 의장에게 건냈다. 그러자 파월 의장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종이를 살펴보더니 "5년 전에 지은 건물 비용을 이 총액에 추가했다"고 반박하며 종이를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 돌려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투어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상황임에도 금리가 너무 높아 사람들이 주택을 구매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없고 많은 현금이 유입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나라보다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금리 인하를 재차 촉구했다.
또 "우리나라는 번영하고 있고 금리는 마지막 작은 장애물"이라며 "금리 인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리를 3%포인트 낮춘다면 1조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며 "단순히 종이 위의 숫자만 바꾸는 것으로 1조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금리가 낮아질 경우 미국의 국가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이 감소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과 그 문제에 대해 조금 논의했고 매우 생산적인 논의였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다음 회의에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국가가 정말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월 의장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파월 의장을 비판해왔다.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임할 경우 시장이 흔들릴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자 연준의 리모델링 비용을 문제 삼았다. 연준 예산안에 따르면 리모델링 비용은 24억 6000만달러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방문을 두고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로 트럼프 대통령이 코너에 몰리자 국면 전환을 하기 위해 정치적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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