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찾아 산업재해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일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경기도 시흥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열린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저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이기도 한데,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 유명을 달리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떨어지고, 깔리고, 끼여서 사망하는 사고가 우발적이고 예외적으로 발생했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동일한 방식의 사고가 같은 현장에서 반복되는 것은 명백한 구조적 문제”라며 “예방 가능한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사고 예방 비용과 사고 발생 시 대가 간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별 사고의 원인은 따로 분석하겠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는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이 가장 높은 현실을 바꿔야 한다”며 “이 자리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살률, 교통사고, 산업재해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너무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새 정부는 다양한 사유로 국민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행복한 사회가 당장 되지 못하더라도, 불행 때문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만큼은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5월 해당 공장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근로자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신분으로 “반복되는 산재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간담회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 김지형 SPC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 SPC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정현 크라운제과 대전공장장, 강희석 CJ푸드빌 음성공장장 등 식품업계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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