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고령화 승계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으로 ‘인수를 통한 창업(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 ETA)'이 떠오르면 일본의 메이저 M&A 중개 자문사들이 한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모습이다. ETA는 내실 있는 중소기업을 매입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신규 창업에 비해 실패 위험이 낮아 예비 창업가에게는 유망한 창업 모델이 되고, 후계자가 없는 고령 CEO에게는 폐업을 막을 수 있는 출구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일본의 스트라이크컴퍼니 등은 최근ETA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스트라이크컴퍼니는 최근 중소벤처기업 전문 M&A 자문사 더블유엠디(WMD)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트라이크 컴퍼니는 1997년에 설립된 일본 최고 수준의 M&A 중개 자문사다. 양사는 젊은 경영인과 시너지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더블유엠디는 100만개 기업 데이터를 보유한 중소벤처기업 전문 M&A 자문사다.
이 회사는 이번 달 4일 롯데월드타워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 국내외 M&A 실무의 혁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마켓 상장사, 스트라이크 컴퍼니가 게스트 발표자로 참여해 국내외 M&A 트렌드에 대한 입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스트라이크 컴퍼니는 세미나에서 일본 M&A 시장의 구조와 산업별 트렌드를 공유했다. 스트라이크는 연간 약 250건의 M&A 거래를 성사시키는 일본 3위의 자문사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후계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ETA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우리보다 먼저 고령 CEO 승계 문제를 겪은 일본에서는 ETA의 한 형태인 ‘서치펀드’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서치펀드는 투자자가 창업 의지와 능력 있는 인재(서처)에게 자금을 제공해 기업을 인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실제 중소기업의 직원소유 기업 전환을 돕는 스타트업 ‘리버티랩스’도 폐업 위기에 놓인 기업을 인수한 후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재에게 기업 경영을 맡겨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리버티랩스는 올해 2월 위탁급식 서비스 기업 이든푸드서비스와 M&A를 진행해 직원소유 기업화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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