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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57경기…40홈런 롤리는 몇 개까지 칠까

오타니·저지 앞에 ‘슈퍼포수’, 홈런왕 프로젝트

“컨택트 좋아지며 대포도 세져, 50개 이상 가능”

레이스 경험 있는 오타니·저지 유리하단 의견도

최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레드카펫 행사에서 마스코트와 포즈를 취한 칼 롤리. 이매진이미지스연합뉴스




20년 전 집 뒷마당에서 칼 롤리(29·시애틀 매리너스)와 아버지 토드 롤리는 짧은 영상에 큰 추억 하나를 남겼다. 야구 방망이를 든 채 춤을 추던 여덟 살 롤리는 “내가 홈런 더비 챔피언이 될 거야”라고 외쳤고 아버지는 아들의 ‘귀여운 포부’에 웃으며 영상을 찍었다. 부자(父子)가 함께 그린 일상 속 작은 꿈이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25년, 아버지와 아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홈런 더비에서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아버지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고 아들은 그 공을 받아쳐 홈런 더비 역사상 첫 포수 우승자가 됐다. 감격에 젖은 아버지 토드는 “아이를 가진 모든 아버지는 제 기분을 알 것이다. 이건 정말 꿈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롤리는 27일(한국 시간) LA 에인절스전에서 홈런을 보태 40홈런 고지에 선착했다. 지난해 양대 리그 홈런왕이자 최우수선수(MVP)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각각 38개, 37개로 롤리 아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저지와 오타니의 2파전이 유력하던 MLB 전체 홈런왕 전쟁이 롤리라는 ‘사기 캐릭터’의 등장으로 3파전으로 바뀐 모습이다. 롤리가 둘의 추격을 뿌리치고 홈런 1위를 지켜내면 4년 전 48홈런의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이어 ‘포수 홈런왕’ 타이틀을 얻는다.

롤리의 도루 저지 능력은 정상급이다. ‘자연 태그’가 되게끔 2루 베이스 길목으로 쏘는 힘 있고 정확한 송구가 일품이다. 이매진이미지스연합뉴스


2021년 시애틀에서 빅 리그에 데뷔한 롤리는 2022년부터 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 중이다. 2023년 데뷔 후 처음으로 홈런 30개를 기록했고 지난해 34홈런으로 개수를 늘렸다. 한번 달궈진 그의 방망이는 올해 더 화끈하게 달아올라 올해 MLB 전체 홈런 부문 1위, OPS(출루율+장타율) 0.983(3위), 타점 85개(공동 2위) 등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롤리는 지난해 시애틀 구단 사상 최초로 포수 부문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본 포지션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도루저지율이 0.283로 지난해 MLB 전체 2위였고 올해 패스트볼(미트에 맞고 빠진 경우)은 0개다. 투수 리드 능력도 빼어나 무결점 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타자로는 양 타석을 다 쓴다. 시애틀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억 500만 달러(약 1538억 원)에 6년 계약을 맺으며 롤리를 붙잡았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오타니 쇼헤이, 에런 저지의 추격은 거세질 것이다. 더그아웃의 오타니. 이매진이미지스연합뉴스


에런 저지는 27일 부상자명단에 올랐지만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 후 지명타자로 옮겨 타격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P연합뉴스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이 본 롤리

-지난해와 비교해 이 선수가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이 선수는 스위치 타자인데 보통 스위치 타자들이 좌우 투수에 따라 타격 편차가 있거든요. 그런데 롤리는 좌우 투수 가리지 않고 홈런을 치면서 약점을 보이지 않고 있어요. 이번에 올스타 홈런 더비에서도 처음에 우타석에서 치다가 좌타석으로 변화를 주더라고요. 어느 타석에 들어서도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란 말이죠. 지난해까지는 그저 3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파워 있는 타자였어요. 타율은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올해는 2할 중반을 치고 있거든요. 이건 이 선수에게는 엄청난 일이에요.



저도 처음에 이 선수를 보고 슬러거의 전형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홈런은 많이 치는데 삼진 많이 당하고 컨택트 좋지 않고. 그런데 지금 이 선수가 MLB 평균 타율(0.245)보다 더 좋은 타율을 보이고 있는 거죠. 이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비약적인 발전입니다.

-이 선수가 데뷔도 늦었고 시애틀에서 데뷔하게 되니까 로열티도 있었을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자기가 이렇게 ‘터질’ 줄 알았다면 그 계약(6년 1억 500만 달러) 안 받았겠죠. 당시를 보면 아직 자유계약선수(FA) 기간도 많이 남아있는데 그런 계약을 팀에서 제안해줘서 고마웠을 거예요.

팀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역사상 시애틀에 타격도 좋으면서 수비도 되는 포수가 그리 많지 않았어요. 지금 감독을 맡고 있는 댄 윌슨도 정말 잘했을 때 17개 정도 홈런 날리는 수비형 포수였단 말이죠. 이런 선수들이 많았는데 지금 시애틀은 팀 역사상 최고의 포수를 만난 겁니다.

-저는 이 선수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놀라워요. 초반에 막 몰아치기 하고 타율 올라오고 하는 것 보고 다시 타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타율도 안 떨어지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 타율은 조금 더 떨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팀에서도 이 선수를 타선에서 제외를 할 수도 없어요. 시애틀도 분명히 지금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이 살아있는 팀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 선수를 옛날같이 포수만 쓰려고 앉혀 놓긴 어려워요. 그래서 백업 포수를 따로 쓰면서 지명타자로 보내서 수비 부담을 줄여주면서 휴식을 준다든가 그런 식으로 체력을 세이브하면서 갈 거라고 봐요.

그런데 흔히 이야기하고 있는 60홈런 이상은 솔직히 힘들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그게 오타니, 저지와의 차이인 것 같아요. 지금 중요한 게 이 선수가 원래 정확도가 정말 없는 선수였는데 컨택트가 좋아지면서 홈런이 늘어난 거거든요. 근데 좋아진 게 2할5푼 아닙니까. 저지는 처음 두 달에는 4할을 치다 지금도 3할대 중반을 치고 있어요. 오타니도 안 좋아져도 2할7푼은 치고 있거든요. 타격이라는 게 아무리 파워가 있어도 어느 정도 컨택트가 받쳐줘야 하거든요. 한계가 있다는 거죠.

그리고 아직도 미국에서는 50홈런만 돼도 ‘우와’ 하는데 작년에 50홈런-50도루를 한 오타니도 60이라는 기록은 못 넘었다는 말이죠. 현역 선수 중에 저지만이 해낸 기록이잖아요. 저는 그래서 그냥 객관적인 비교나 이런 걸 봤을 때 ‘롤리가 올해 정말 50홈런 이상은 갈 수도 있다. 하지만 60홈런은 다른 얘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사실 지금 스타 파워에 있어서는 두 선수와 비교할 수 없어요. 저지나 오타니의 기량이 하루아침에 쌓인 게 아니잖아요. 롤리는 한마디로 라이징 스타인 거죠. 시애틀이란 팀 자체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두 선수가 뛰고 있는 양키스나 다저스처럼 그런 팀은 아니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당연히 주목도가 떨어지죠. 또 이 선수가 슈퍼스타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올해가 처음인 거예요.


어릴 적 홈비디오에서 ‘나 커서 홈런 더비 챔피언 되겠다’ 했는데 그게 실제로 벌어지고 그러니까 그런 스토리들이 붙어서 나오잖아요. 그렇게 슈퍼스타 반열에 발을 들여놓기는 했지만 저지나 오타니에 미치지는 못한다는 거죠.

물론 매 시즌 신데렐라 같이 떠오르는 선수가 몇 명은 있기 마련인데 지금은 롤리 선수가 최고의 신데렐라가 된 거예요. 신데렐라를 넘어서 정식으로 왕이 되고 인정받으려면 몇 년 동안 그런 모습이 꾸준하게 유지가 돼야지 진정한 슈퍼스타라고 볼 수 있겠죠. 한 마디로 업력이 쌓여야 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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