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 급등으로 광주 지역 삼계탕 전문점들의 가격이 2만원대로 진입하며 전통 서민 보양식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복날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중복을 하루 앞둔 29일 요식업계에 따르면 광주 동구·북구에 지점을 둔 A 삼계탕 전문점은 올해 기본 한방삼계탕을 2만원으로 올리는 등 주요 메뉴를 1000원씩 인상했다. 서구 B 음식점도 약초삼계탕을 작년 1만9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렸다. 4개 지점을 운영하는 C 전문점은 가격을 1만8000원으로 유지하는 대신 무료 제공하던 인삼주를 요청 시에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광주 삼계탕 외식 평균가격은 1만6400원으로 2020년(1만4200원) 대비 15.5% 상승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삼계탕은 131.52로 외식 전체 평균(124.79)을 크게 웃돌았다.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원재료비 급등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달 삼계탕용 생계 시세는 2190∼2890원으로 2020년(1500∼2000원대) 대비 46% 이상 올랐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증가도 공급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다. 도소매 과정을 거친 실제 원재료 가격은 더욱 높아 업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축산재해대응반을 통해 폐사 방지와 수급 안정에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는 "복날 수요 증가에 대비해 수급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다음 달 6일까지 대형마트 할인행사 지원과 4∼9일 전국 전통시장 130곳 대상 100억원 규모 현장 환급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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