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중태에 빠뜨린 울산 교제폭력·스토킹 살인미수 사건의 가해 남성이 A(30대)씨에 대한 신상공개가 논의되고 있다. 통과 시 국내서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는 첫 사례가 된다.
31일 뉴스1에 따르면, 울산경찰청은 이날 강력계를 주관으로 한 내부회의에서 A씨에 대한 신상공개 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했다. 경찰은 추후 피해자 의견을 확인한 뒤 심의회 개최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로 결론 내렸다.
특정 중대 범죄 피의자 등 신상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 범죄 신상공개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신상공개 대상이 된다. 피의자 신상 공개는 경찰 내외부 인사 최소 7명으로 구성된 '경찰의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앞서 A씨는 28일 오후 3시 40분쯤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인 20대 여성 B씨를 기다렸다가 챙겨온 흉기로 몸, 어깨 등을 수차례 찔렀다. A씨는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하려 했으나 이를 목격한 시민들이 이 차를 막고 소화기로 차량 유리창을 깬 후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범행에 앞서 2차례의 교제폭력과 스토킹 신고 전력으로 접근, 연락 금지 등 3호 잠정 조치를 받고 있었지만 이를 어긴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차 폭행 신고와 2차 스토킹 신고 사이 엿새 동안 A씨가 B씨에게 전화한 것은 168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400통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지방법원은 30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계획범죄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범행 이전 자택에서 흉기를 챙겨 온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계획범죄 정황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 B씨는 여러 차례 큰 수술을 받았으며, 의료진은 계속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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