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도심에 들개 떼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야생화된 들개들이 포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국동항 수변공원과 남산공원 일대에 들개 6~7마리가 무리를 지어 출몰하고 있다. 이들은 수년 전부터 해당 지역을 배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들개들은 인도와 도로를 활보하며 주민과 운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아직 사람을 물거나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어 로드킬(동물 찻길 사고) 우려도 큰 상황이다.
지자체와 소방당국은 유기견 신고가 접수되면 마취총이나 포획틀을 이용해 개를 포획하고 있다. 이후 주인을 찾는 공고를 내고 찾지 못하면 유기견 보호센터를 통해 입양 또는 분양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들개는 야생성이 강해 포획이 쉽지 않다. 마취총을 명중시키기 어렵고 포획틀에 설치한 먹이만 빼먹고 도망치는 사례도 잦다. 여수시는 올해 들어 총 287마리의 개를 포획했으며 이 중 187마리는 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포획틀 안의 먹이가 사라진 점을 보면, 누군가 고의로 개들에게 먹이만 제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주민 안전이 위협받는 만큼 조속히 포획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들개 떼 출몰 문제는 여수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반복되고 있다. 울산 울주군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들개 신고가 250건 접수됐으며 이 중 220마리를 포획해 보호시설로 옮겼다. 하지만 번식을 통해 다시 무리가 형성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화된 들개 대부분이 유기된 반려동물의 후손"이라며 "반려동물 유기 문제 해결 없이는 들개 문제 역시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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