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 정책 효과를 수치화한 '약자동행지수'가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의료·건강, 안전, 생계·돌봄 등은 이전보다 개선됐지만, 주거와 사회통합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2024년 약자동행지수가 130.6으로 전년 첫 평가 111.0보다 17.7% 상승했다고 밝혔다. 기준연도인 2022년(100)과 비교하면 30.6% 높아진 수치로 2년째 오름세다.
약자동행지수는 2023년 10월 생계·돌봄, 주거, 의료·건강, 교육·문화, 안전, 사회통합 등 6대 영역의 50개 세부 지표로 구성됐다. 이번이 지수 개발 이후 두 번째 발표다. 자와의 동행 정책을 시작한 2022년을 100으로 놓고 지수를 산출해 이보다 높으면 개선을, 낮으면 후퇴를 뜻한다. 지수는 서울연구원의 성과 분석과 시민·전문가 100명으로 구성된 외부 평가단의 검증으로 최종 산출된다.
영역별로는 의료·건강(156.5), 안전(148.9), 생계·돌봄(127.8), 교육·문화(111.3) 등 시민 일상과 밀접한 영역은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6개 분야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지수는 의료·건강영역으로, 2023년 120.1이었다가 2024년에는 156.5를 기록했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치매·정신건강 문제에 대응하는 정책이 지수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아동·청소년·청년 마음건강 사업, 지역사회 심리지원과 정신건강 고위험군 조기 발굴 사업도 성과를 보였다.
두 번째로 지수가 높게 나타난 분야는 안전 영역이다. 9개 세부 지표 가운데 6개가 상승하면서 2023년 124.9에서 2024년 148.9로 올랐다. 이는 고립·은둔 청년 발굴·지원, 장애인 대중교통 이용 규모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다만 교통약자의 교통수단 이용 만족도는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돌봄 영역도 2023년 100.8에서 127.8로 올랐다.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복지 서비스 연계, 위기 소상공인 발굴·지원, 디딤돌소득 지원 가구의 일에 대한 만족도 등이 커진 결과다.
또 교육·문화 영역은 2023년 98.4에서 지난해 111.3을 기록했다. 취약계층 아동 학습 역량, 교육 소외계층 맞춤형 지원, 취약계층 재능개발 지원,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서비스, 디지털 취약계층의 디지털기기 활용 역량, 사회적 약자의 문화활동 참여, 공공 공연장에서의 무장애 공연 비율, 모두가 이용 가능한 공원 등 8개 세부 지표가 모두 개선됐다.
하지만 주거영역 지수는 2023년 125.1에서 지난해 120.3으로 소폭 하락했다. 주거 취약가구의 주거환경 개선 규모가 2023년 2694호에서 2024년 2157호로 줄었기 때문이다.
사회통합 영역 지수는 2023년 97.9에서 2024년 95.6으로 떨어졌다. 팬데믹 이후 확산한 사회적 신뢰 저하 때문에 '서울시민의 자원봉사 참여율'이 6.64%에서 6.36%으로 내려갔고, '기부 경험률'도 27.47%에서 26.38% 하락했다.
서울시는 약자동행지수 고도화를 통해 변화하는 사회환경과 시민의 다양한 행정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정책 체감도를 높여 ‘약자와의 동행’을 한층 더 확장하는 동시에 시민 일상 깊숙이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정상훈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약자동행지수는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이 구호를 넘어 시민 일상을 변화시키고, 서울시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이라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상의 변화를 확산하고,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