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처음으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유라시아수달 쌍둥이가 태어나 ‘수달 쌍둥이 이름 짓기’ 온라인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설공단은 8일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유라시아수달 쌍둥이가 지난 6월 24일 태어났다고 밝혔다.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역사상 수달 번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라시아수달은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국내에서는 강과 하천에서 간헐적으로 발견된다. 한때 북한 산간 하천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수질 오염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기 수달의 부모는 ‘수돌’(수컷)과 ‘달순’(암컷)으로, 2022년 말 대전과 충남 부여에서 생후 한 달도 안 된 상태로 구조돼 지난해 6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기증됐다. 공단은 이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자연 서식지에 가까운 생태형 수달사를 조성해 왔다.
이번 출산은 도심형 동물원에서도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멸종위기종 보전과 생명 탄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둥이 수달은 바다동물관 내 수달사에서 어미 ‘달순’의 보살핌 속에 건강히 자라고 있다. 어미에게는 활어 메기 등 특별 사료를 제공해 수유를 돕고 있다. 일반에 공개되는 시점은 오는 10월로 전망된다.
서울시설공단은 아기 수달의 탄생을 기념해 오는 12일부터 서울어린이대공원 인스타그램에서 ‘수달 쌍둥이 이름 짓기’ 온라인 이벤트를 연다. 또한 ‘수달 캠’을 설치해 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부모 수달의 일상을 실시간 공개 중이다.
이번 수달 이름 공모전은 지난해 에버랜드에서 열린 판다 쌍둥이 이름 공모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에버랜드는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국내 첫 판다 자매의 이름을 공모했으며 접수 시작 7일 만에 3만 건을 넘는 참여가 몰렸다. 생후 100일을 기념해 진행된 본격적인 공모 이벤트에는 약 70만 명이 참여해 각각 ‘슬기로운 보물’과 ‘빛나는 보물’이라는 뜻의 ‘루이바오(睿寶)’와 ‘후이바오(輝寶)’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영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이번 유라시아수달의 성공적인 번식은 생명을 존중하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운영 철학과 공 직원들의 헌신적인 보살핌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서울어린이대공원이 시민들과 동물이 함께 어우러지는 생태문화 공간이자 서울시민들에게 더 큰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열린 공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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