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표 피서지인 강원도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8일 기상청이 다음주 ‘2차 장마’를 예보했지만 강릉 등 동해안은 비 소식이 거의 없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영서 지역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피서 절정기를 맞아 물 사용량은 급증하는데 가뭄이 해갈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역사회 전체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가뭄의 여파는 도시 곳곳에서 감지된다. 시내의 한 식당은 정수기 사용을 중단하고 손님들에게 500ml 생수를 무상 제공하며 물 절약에 동참했다.
피서객이 몰리는 해수욕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경포해수욕장 유료 샤워장에는 '샤워는 5분 이내'라는 안내문이 붙었고, 피서객들의 발을 씻던 수도꼭지 2개는 아예 철거됐다. 일부 공중화장실에는 '저수율 25% 미만 시 폐쇄'라는 경고문까지 내걸렸다.
실제로 강릉지역 생활용수의 87%를 책임지는 주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7일 기준 28.1%로, 평년 같은 기간(65.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인열 농어촌공사 강릉지사 오봉지소장은 "비가 계속 오지 않으면 저수율이 25%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며 "비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강릉시는 범시민 물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시청 등 공공기관의 수압을 대폭 낮췄다. 심지어 물관리 부서 직원들이 대관령에서 기우제까지 지내며 간절함을 드러냈다.
‘7말 8초' 피서 절정기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물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강릉시는 당분간 비 소식이 요원한 만큼 시민들의 자발적인 물 절약 동참에 의지해 위기를 넘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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