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법원에 80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12일 열리는 김건희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겨냥한 ‘총력전’에 나섰다. 특검팀은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김 여사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김 여사 측은 도주 우려가 없고 특검팀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반론을 펼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1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 목요일(7일) 572쪽 분량의 구속 의견서를 제출했고 이날 오전 276쪽 분량의 의견서를 추가로 냈다”고 밝혔다. 구속 의견서는 총 848쪽으로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9일 윤석열 전 대통령 영장심사에서 제출한 의견서(300쪽)의 3배 분량에 가깝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영장 실질심사에는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참여한다. 한 부장검사는 서울고검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수사를 주도하고 6일 김 여사 대면 조사에서 이 사건 심문을 맡았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대부분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할애했다. 특히 △8억 1144만 원 시세 차익 △블랙펄에 40% 수익 배분 △1차 주포 이정필이 손실보전금 4700만 원 지급 등을 주요 근거로 담았다. 최근 김 여사가 2011년 8월 당시 코바나컨텐츠 이사였던 김범수 전 아나운서의 주식 계좌에 3억 원을 입금한 뒤 같은 날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에서 “거기로 3억 원을 넣었다. 내가 차명으로 하는 것이니 알고 있으면 된다”고 말한 녹취 파일도 확보해 영장에 적시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노트북을 초기화하고 휴대폰을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고가 목걸이 전달 의혹을 받는 서희건설을 압수수색하고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불러 조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검팀은 앞서 서희건설이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당시 김 여사가 찬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와 비슷한 제품을 구입한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이 고가 목걸이 선물의 대가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12일 베트남에서 귀국하는 대로 소환 조사를 벌여 이른바 ‘집사 게이트’ 수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반면 김 여사 측은 영장에 나온 특검팀의 주장에 구체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진다. 차익 8억 원을 도출한 근거가 없는 데다 수익 40%는 통상의 배분이고, 손실보전 약정 등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김 여사 측의 주장이다. 또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여론조사와 공천을 직접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서울구치소 측 요청에 따라 김 여사의 영장심사 후 대기 장소를 기존 서울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배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부터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인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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