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광명 고속도로 현장에서 감전사고를 당한 미얀마인 근로자가 사고 8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 광명∼서울고속도로 전담수사팀은 이달 4일 감전사고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된 미얀마 국적 근로자 30대 A 씨가 이날 오후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A 씨는 현재 말은 하지 못하지만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면서 사람 얼굴을 구별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일주일 만에 극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접한 본국의 아내는 곧 우리나라에 입국할 예정이다. 그간 A 씨의 아내는 군부 쿠데타 이후 지속돼온 내전으로 방법을 찾지 못하다 최근 대사관 등의 도움을 받아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이날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인 LT 삼보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A 씨는 이달 4일 오후 1시 34분께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감전사고를 당했다. A 씨는 지하 18m 지점의 양수기 펌프가 고장나자 이를 점검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A씨는 심정지 증세를 보여 의식불명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1공구로,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공사 중인 고속도로는 광명시 가학동과 서울 강서구를 연결하는 20.2㎞ 구간이다.
포스코이앤씨 작업 현장에선 올해 들어서만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이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사인 경남 의령군 고속국도 14호선 함양~창녕간 제10공구 공사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지반을 뚫는 데 이용되는 기계인 ‘천공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이보다 앞선 지난 1월에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4월에는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2명이 매몰되고 그 중 1명이 숨졌다. 같은 달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에서도 추락사고가 났다.
한편, 이날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은 포스코이앤씨의 잇따른 사고에 대해 “반복되는 중대재해는 근본적 결함의 징표"라며 "현재는 동시에 2명 이상 돌아가셨을 때 영업정지를 건의할 수 있는데 이를 완화해 1년에 몇 명 이상 등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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