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술에 취한 채 전동 킥보드를 타던 영국인 20대 여성이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영국 가디언, 호주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호주 퍼스 지방법원 재판부는 전동 킥보드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영국 우스터셔주 출신의 앨리샤 캠프(25)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
캠프는 올해 5월 31일 오후 8시40분께 술에 취한 채 전동 킥보드를 타고 운행 중 길을 지나던 남성 탄 판(51)을 들이받았다. 탄은 충돌 직후 쓰러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는 등 중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사건 당시 캠프는 술에 취한 채 20대 여성 동승자와 함께 킥보드를 타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캠프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고, 동승자는 코뼈 골절 등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캠프가 운전한 전동 킥보드는 해당 지역에서 대여한 것으로, 최대 시속 20~25㎞로 제한돼 있으며 사고 당시에도 제한 속도를 넘지 않았다. 지역 내 전동 킥보드 대여소는 사고 직후 대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검찰은 사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에 사고 직전 캠프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라이딩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밝혔다. 또 사고 당시 캠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호주 법적 알코올 농도 허용치(0.05%)의 3배 이상인 0.158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은 피해자를 “사랑하는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 소중한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영국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입국한 캠프는 사고 직후 보석금을 내지 못해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31일 예정돼 있다.
캠프의 변호인 마이클 투도리는 “그녀는 외국인이고, 우리 교도소에 있는 어린 외국인 소녀”라며 “그녀는 분명히 어리석은 행동을 했고, 그에 따른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저 자신의 삶을 계속 살아가고 싶어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에서는 음주 운전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서호주 법에 따라 전동 킥보드 운전자는 헬멧을 반드시 착용하고, 동승자를 태우지 않아야 하며, 만 16세 이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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