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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수요일] 간이역에 사는 사람들





발이 많아서 천천히 멀리 가도 지치지 않는

통일호는 어디나 서며

누구든 내려주고 아무라도 태웠다

완행열차를 통일호라고 이름 지은 것은

통일은 더디 와도 된다는 걸까

자정 너머를 깨워

간이역마다 지친 잠들이 내리고

종착역에는 부스스한 다음 날이 내렸다

간이역은 가난하고 고루한 기차만 서는 곳인지



작고 더딘 사람만 내리는 역인지

내리고 싶지 않은 기차는 제 몸뚱이를

길게 철로 위에 널어두고

바람만 달려 보내기도 한다

-서호식

(하략)

통일호가 완행열차가 된 까닭은 더뎌도 모두 함께 가자는 뜻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믿고 싶다. 1955년 신설된 통일호는 초특급이었으나 점차 급행으로, 완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저렴한 운임으로 서민의 발이 되어 수많은 추억을 남겨준 통일호는 차량이 노후되고 적자 운영이 지속되면서 2004년 KTX의 개통과 함께 폐지되었다. 통일호가 사라졌다고 통일에 대한 염원이야 사라졌겠는가. 해방과 분단 80주년이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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