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유럽 정상들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벗어난 종전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 교환'을 언급한 것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베를린을 방문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주재로 핀란드·프랑스·영국·이탈리아·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과의 화상 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대화에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곧 유럽 지도자들과 대화할 것, 그들은 우크라이나 관련 합의가 이뤄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이번 알래스카 회담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배제한 채 미국과 러시아 간 종전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동유럽의 한 고위 당국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유럽 내 단결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회담을 일종의 '탐색전'으로 규정하며 성과 기대치를 낮췄지만 유럽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의지 연합’ 회의도 준비 중이다.
한편 전장 상황은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의 69%가 조속한 협상 종식을 원하지만 영토 양보 등 ‘대가를 치르는 평화’에는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철수하는 것은 추후 러시아의 추가 진격을 용이하게 한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러시아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와 러시아가 점령·영유권을 주장하는 4개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를 휴전·협상 개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영토 교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알렉세이 부국장은 이날 인테르팍스통신에 "러시아의 영토 보전은 헌법에 규정돼 있다"며 "알래스카회담에서 러시아의 목표는 오직 국가 이익에 의해 결정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