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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알래스카 담판, '원유 과잉' 운명도 결정 짓는다[페트로-일렉트로]


※석유(Petro)에서 전기(Electro)까지. 에너지는 경제와 산업, 국제 정세와 기후변화 대응을 파악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기사 하단에 있는 [조양준의 페트로-일렉트로] 연재 구독을 누르시면 에너지로 이해하는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제 원유 시장에 ‘공급 과잉’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대로라면 하루에만 2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 재고가 쌓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국제 정치 ‘빅 이벤트’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운명을 결정 지을 미국·러시아 정상회담도 원유 공급 과잉을 부추길 수 있는 변수로 꼽힙니다.

산유국 증산 러시… “원유 재고, 하루에만 200만 배럴”


주요 국제 에너지 기관의 전망을 살펴보면요.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글로벌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올 4분기에 배럴 당 평균 58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년 초에는 이 전망치가 평균 51달러대로 더 떨어지는데요. 평균 51달러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분기 기준)이라는 것이 에너지정보청 측의 설명입니다.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것은 공급 과잉입니다. 우선 이달 초 러시아 포함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9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54만 7000 배럴 더 늘리기로 했습니다. OPEC+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1월 시작한 하루 220만 배럴의 감산을 전면 철회하는 수준입니다. OPEC+만 그런 것이 아닌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다른 산유국들도 올해 하루 81만 배럴, 내년에는 63만 배럴까지 원유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마디로 대부분의 산유국들이 앞다퉈 원유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에 따라 에너지정보청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예상한 원유 재고 증가량은 하루 평균 약 200만 배럴입니다. IEA는 올해 세계 원유 공급 증가 폭 전망치를 하루 210만 배럴에서 250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고요. 200만 배럴이면 전 세계에 1일 공급량의 2%에 해당(2022년 기준)하는 매우 큰 물량입니다.

공급은 넘쳐나고 있지만, 그에 반해 수요는 감소 추세입니다. IEA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성장 전망치를 하루 68만 배럴로 잡았는데, 이는 이 기관이 1월에 내놓았던 전망치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현재 유가 약세에는 이런 예측들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상반되는 전망도 있습니다. OPEC은 올해 원유 수요가 138만 배럴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전(128만 배럴)보다 전망치를 높인 것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 있는 한 대형 정유소 위로 먹구름이 잔뜩 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데… 러시아 원유도 풀릴 판


1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도 결과에 따라 원유 공급 과잉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협상 전 최대 압박’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회담 이후에도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후과에 직면할 것이냐’는 언론의 질문에 “매우 심각한 후과들(very severe consequences)”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말이죠. 대다수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 강화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후과’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압박은 말 그대로 협상의 일환으로 관측됩니다. 미·러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의제로 삼을 것이라는 분위기 역시 포착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자국 비영리단체 ‘창의적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미·러 정상이) 북극 문제 등 전략적 의제를 패키지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보여온 ‘친(親) 푸틴’ 행보를 감안하면 정상회담 자리가 예상보다 그렇게 험악(?)한 자리는 아닐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게 되면 상황은 정 반대로, 즉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 원유에 내린 제재가 일부 해제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산 원유까지 시장에 동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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