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트라우마로 고통을 겪던 소방관이 또 한명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
21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고성소방서 소속 40대 A 씨가 지난달 29일 도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소방서 소속으로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서 사망자 다수의 시신을 운반하고 유족들의 절규를 목격하면서 큰 충격을 받고 이후 불안장애 등으로 고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 2월 말 서울 용산소방서에서 경남 고성소방서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질병휴직, 장기재직휴가를 내왔고, 또 다시 질병휴직 중이던 지난달 말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고성소방서로 옮기기 직전에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지만,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지 못해 지난 6월 인사혁신처로부터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A 씨 유족 측은 공무상 순직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소방본부는 유족 측이 공무상 순직 신청 의사를 밝히면 후속 절차를 지원해나갈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30대 소방대원이 우울증을 앓다 실종 1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써 참사 후 트라우마로 숨진 소방관은 잇따라 두 명이 확인됐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추모 논평을 통해 “생존 피해자와 구조자, 목격자들을 포함한 폭넓은 지원이 시급하다”며 “트라우마 치유와 회복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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