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골프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나선 해외 일부 후보가 4조 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4조 원 이하로 인수를 원했던 의류기업 F&F의 선택이 주목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추진 중인 사모펀드(PEF)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매각주관사 JP모건과 제프리스가 예비입찰을 실시한 결과 6~7곳의 글로벌 PEF와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랙스톤과 베인캐피털을 비롯해 중동의 스포츠 중계 사업권을 보유한 기업, 인도 사모펀드, 글로벌 소재 기업 등이 포함됐다. 중동은 리브(LIV) 골프 인베스트먼트, 사우디스포츠채널(SSC) 등이 거론된다. 반면 F&F와 컨소시엄을 고려했던 앨캐터톤이나 중국 율리스포츠 등은 불참했다. 센트로이드는 본입찰 전까지 추가로 제안을 받을 계획이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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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부 후보들은 4조 원 이상을 인수 가격으로 제안해 변수로 떠올랐다. 센트로이드와 F&F가 테일러메이드를 놓고 분쟁에 놓인 상황에서 F&F는 우선협상대상자가 4조 원 이하의 가격을 제시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같은 가격으로 인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4조 원을 넘으면 F&F도 다른 출자자와 함께 매각에 동의할 유인이 커진다.
다만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 기준이 될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3100억 원(2억 2200만 달러)으로 4조 원이면 에비타의 13배에 달하고 골프 업황이 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입찰 이후 최종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센트로이드는 F&F가 단독 인수가 아닌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매각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F&F는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방식에 센트로이드가 개입할 권한은 없으며 경영권은 F&F가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F&F는 센트로이드가 2021년 테일러메이드를 약 2조 1000억 원에 인수할 당시 5500억 원을 출자하며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당시 약 1조원의 인수금융을 제외한 펀드 출자금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고, 이후 다른 펀드 출자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며 약 6000억 원을 투자했다. 인수 초반에는 자금 조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F&F와 센트로이드가 우호적인 관계였으나, 이후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려는 F&F와 외부에 매각하려는 센트로이드가 법률 자문사를 선정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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