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대통령실이 “미국과의 협상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빠르게 협상의 결론을 내지 않는 것이 “전략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강 비서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당시 이례적으로 직접 방미길에 올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회담을 통해 ‘비서실장 핫라인’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크게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 구축’과 ‘양국 정상 간 신뢰 관계 형성’으로 제시했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 강 비서실장은 “이번 순방을 통해 한미는 군사 영역을 넘어 안보와 경제, 기술을 아우르는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진화했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원자력, 조선, 에너지 등 핵심 산업에서 양국 협력은 더 굳건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도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상 간 신뢰는 국가 간 관계 발전의 토대이자 출발점”이라며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뢰가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강 비서실장은 “두 정상은 첫 만남을 통해 양국 관계에 대한 미래 청사진을 공유했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필요성에도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협상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임을 부각하기도 했다. 강 비서실장은 “국제 정세는 여전히 요동치고 있고 특히 미국과의 협상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계속 협상이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며 “안보 문제도 역시 별다른 위협이 발생했거나 다른 이견, 이슈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전달되면 조정 국면이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으로 협상이 체결되면 지속적으로 효력을 가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특별한 이유 없이 미국의 문제 제기만으로도 협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의 세부 사항 등에 대한 최종 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일본이 먼저 5500억 달러 (대미 투자가) 나오고 우리가 3500억 달러가 발표되며 수용성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며 “협상을 빨리 한다고 유리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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