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간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 격차가 뚜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젠더 격차와 생성형 AI에 대한 글로벌 증거’(Global Evidence on Gender Gaps and Generative AI) 논문을 인용해 남성이 여성보다 챗GPT 등 생성형 AI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논문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렘브란트 코닝 교수와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의 솔레네 델레코트 교수, 스탠퍼드대와 버클리 경영대학원 박사 과정 연구자 등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약 13만3000명이 참여한 기존 18개 학술·실무 연구에 대한 논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월평균 사용자 2억명 중 남성이 58%, 여성이 42%였다. 다른 생성형 AI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퍼플렉시티의 여성 사용 비율은 42.4%였고, 앤스로픽의 클로드는 31.2%에 그쳤다.
성별 격차는 모바일에서 더 두드러졌다. 2023년 5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챗GPT 앱 다운로드에서 여성 비율은 27.2%에 불과했다. 클로드와 퍼플렉시티 역시 유사한 수준이었다. 코닝 교수는 “미국, 캐나다, 일본 같은 고소득 국가뿐만 아니라 인도, 브라질, 케냐 등 중·저소득 국가에서도 동일한 추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정 목적을 위해 생성형 AI 데이터를 활용하는 도구 및 앱 사용에서도 성별 격차는 확인됐다. 2022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조사된 3821개 AI 도구 이용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34.3%에 머물렀다.
연구에는 18개 독립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독립적인 연구 결과를 모아 통계적으로 종합하는 연구 방법)도 포함됐다. 이 분석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생성형 AI를 사용할 확률이 전반적으로 20%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사 과정을 마친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성별 격차가 21%포인트(P)에 달했으며, 미국·호주·영국·캐나다의 기업가 조사에서는 11%P, 미국과 스웨덴 대학생 조사에서는 각각 25%P, 31%P의 차이가 확인됐다.
일부 연구에서 여성 참가자들은 AI 사용이 직업적으로 불이익을 주거나 동료들로부터 능력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코닝 교수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생성형 AI를 사용해야만 AI가 모든 사람으로부터 학습해 성별 중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남성이 주된 사용자라면 AI가 성별 편향과 고정관념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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