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무역보험기금 출연액을 올해보다 650% 증액하기로 했다. 무보기금 출연금을 지렛대로 보증 규모를 늘려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에서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2026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2조 4443억 원(21.4%) 늘린 13조 8788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무보기금 출연액을 올해 800억 원에서 내년 6005억 원으로 5200억 원 늘려잡았다. 무역보험공사의 보증 규모를 대폭 늘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포함한 내년도 수출·통상 대응 강화 예산은 올해보다 7013억 원(67.8%) 늘어난 1조 7353억 원으로 편성됐다. 문신학 산업부 1차관은 “무보기금 출연액 증액은 한미 관세 협상 당시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 투자와 관련이 있다”며 “다만 아직 협상이 완료되거나 투자 방식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고 ‘캐피털콜(투자 요청이 있을 때마다 지출)’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전환(AX)을 확산시키기 위한 예산으로 내년에 총 1조 1347억 원을 배정했다. 올해보다 약 2배 늘어난 규모로 이중 특히 피지컬 인공지능(AI) 개발 예산은 올해 2149억 원에서 내년 4022억 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도 올해 8973억 원에서 내년 1조 2703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외 원자력발전 예산은 올해보다 305억 원(6.2%) 증가한 5194억 원으로 편성됐다. 산업부는 “특히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육성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윤석열 정부의 핵심 사업이었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에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문 차관은 “사업 포기 여부에 대해서는 에너지실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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