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40대 한국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30대 한국인 남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TBS,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매체는 ‘세타가야 한국 여성 피살 사건’을 보도하며 용의자 박모(30) 씨의 이름과 나이 등 신상정보를 전했다. 일본 언론은 흉악범의 경우 신상과 얼굴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관행이 있다.
특히 TBS는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체포된 박 씨가 경찰차에 호송되는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방송했다. 박 씨는 취재진 카메라 플래시에 눈을 질끈 감는 모습이 포착됐다.
FNN 역시 공항에서 검거된 박 씨가 검은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경찰에 둘러싸여 이동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번 사건은 이달 1일 오후 1시 35분께 “여성이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고 남자가 도망쳤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씨(40대·한국 국적)는 세타가야구 주택가에서 목이 흉기에 베인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피해 여성은 도쿄 미나토구 시바우라에서 의류 관련 자영업을 하던 한국 국적자로, 사건 당일 인근 사진 스튜디오를 찾았다가 잠시 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9일 도쿄의 한 파출소를 찾아 “한국에서 온 교제 상대에게 이별을 통보했더니 화를 내며 내 집까지 찾아왔다. 며칠 전에는 폭행을 휘둘렀다”고 신고했다.
당시 경찰은 박 씨에게 접근을 삼가고 귀국할 것을 구두로 경고했으며, A씨에게는 몸을 피하라고 권고하는 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오사카 관광을 하고 귀국하겠다”고 말했지만 지난달 30일 다시 피해 여성의 집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일본 경찰은 살인 혐의로 박 씨를 추적해 1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체포했다.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사건 현장 근처에 있던 20대 남성은 현지 언론에 “남녀가 크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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