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노후연금이 욕심나 재혼한 여성이 자신이 남편의 여섯번째 아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였다.
이달 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5년 전 쉰 살의 나이에 지금 남편과 재혼한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고속열차를 운행하는 기장 남편과 와인 동호회에서 처음 만났다"라며 "외모도 멋있었지만 30년 경력의 든든한 직업과 노후 연금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혼인신고 하러 갔을 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남편에게 이혼 경력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제가 무려 여섯 번째 아내라는 사실은 그때 처음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알고 보니 남편은 직업 특성상 전국을 다니면서 외박했고 그 지역 여자를 만나 결혼을 반복해 왔다"며 "그 여자들 역시 남편의 안정적인 직장과 연금을 보고 결혼했을 거다. 저 역시 연금을 생각하며 결혼했기 때문에 남편의 과거를 애써 묻어뒀다"고 말했다.
A씨는 "하지만 남편은 그 버릇을 고치지 못했고 지금도 지방 운행을 갈 때마다 다른 여자들을 만나며 바람피우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 나이에 또 이혼하는 게 자식들한테 부끄러워 애써 모른 척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남편의 외도를 문제 삼기보다 내 노후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훗날 남편과 이혼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남편의 연금을 나눠 받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또 어떻게 청구해야 하는지 미리 알아두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임경미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배우자의 연금을 신청하려면 먼저 이혼한 상태여야 하고, 이혼한 배우자와 혼인 기간 중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기간이 5년 이상 돼야 한다"라며 "이혼한 배우자가 노령연금의 수급권을 취득하고 본인도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나이에 도달해야 한다. 이러한 자격을 갖추면 5년 이내에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 일로부터 3년 이내에 분할연금을 미리 청구할 수 있다. 이혼 후 일단 청구해 두고, 나중에 분할연금 수급 조건이 모두 달성되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임 변호사는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배우자의 연금을 전부 나누는 게 아닌, 결혼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절반씩 나눈다는 것”이라며 “협의나 판결을 통해 나누는 비율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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