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올 들어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냈다. 낙찰률이 올해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강남구서는 모든 물량이 유찰됐다. 6·27 대책으로 경매로 낙찰받은 부동산을 담보로 받는 대출인 경락자금 대출마저 최대 6억 원으로 묶이며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3일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서울 경매 시장에 나온 아파트 221가구 중 89가구가 낙찰됐다. 낙찰률은 40.3%로 전월 43.4% 대비 3.1%포인트 떨어졌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구별로는 강남구 낙찰률이 0%를 기록했다. 8월 한 달 간 나온 18건이 모두 유찰됐다. 구체적으로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 청담동 청담린든그로브, 삼성동 그라나다 등에서 매물이 나왔으나 모두 유찰됐다. 서초구에서는 반포동 삼호가든맨션 1건만 매물로 나왔는데 두 차례 유찰 끝에 지분 17%를 감정가의 73%인 4억 5100만원에 낙찰됐다. 송파구는 8건 중 4건이 낙찰돼 낙찰가율 88.1%를 기록했다.
반면 성동·동작구 등 한강변 단지나 재건축 추진 단지처럼 투자 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는 곳에서는 현금 부자들이 몰려 고가 낙찰이 이뤄졌다.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동작구 사당 극동 아파트 전용 47㎡(131.8%)였다. 이곳은 지난달 13일 경매에서 8억 9900만 원에 팔렸다.
전용 108㎡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4단지는 8월 13일 경매에 나와 감정가의 114.1%인 23억 8500만 원에 낙찰됐다. 이곳 역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다. 성동구 금호동에 위치한 전용 85㎡ 두산 아파트는 감정가의 116%인 12억 7600만 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 연구원은 "6·27 대출 규제 여파로 낙찰률이 떨어지고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면서도 "재건축·리모델링 단지 등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이 큰 곳에는 여전히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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